2021. 11. 14. 23:31ㆍ일요 독후감
1. 공감되는 인물과 공감되지 않는 인물
- 인물묘사가 예술이라 그다지 공감되지 않는 인물은 없었던 것 같다.
각자의 환경에서 적극적으로 임하거나 소극적으로 임했어도 모두 이해가 갔다.
하지만 그중 나는 의사인 후미야에게 조금 더 몰입하며 읽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 사오리가 출산을 할 때 철저하게 범죄를 숨기려 옷을 미리 준비해 갔다는 점이 소름 끼치게 무서웠다가도
소아과에서 아이들을 진료하며 열심히 살아도 의사가 된 이유는 속죄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진심으로 좋아하거나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너무나 불쌍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엘리트코스 집안의 아들로 자랐지만 속죄 때문에 반대를 무릅쓰고 하나에와 결혼을 한 것도, 자신의 아이가 아닌 걸 알면서도 아들처럼 키우는 것도 불쌍했다.
그래도 아내와 아들을 끝까지 지키고 보호하려는 책임감은 멋졌다.
후미야의 동생인 유미는 엄마가 하나에의 험담을 늘어놓을 때 특히 괴롭다고 했는데 엄마와 똑같이 오빠인 후미야를 괴롭히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후미야도 유미를 믿었기에 편지를 써서 미리 언지를 주지 않았을까?
후미야의 엄마는 쇼가 진짜 후미야의 아들인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며 흥신소에 며느리의 뒷조사를 의뢰하는데 정말 공감이 되지 않았다. 아들이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것이 그렇게 중요할까? 짜증이 났다.
다른 멤버들은 사요코가 너무 무모하게 자신의 일도 아니면서 속죄하며 잘 살고 있는 부부에게 자수를 권하며 가정을 파탄 나게 하는 행동이 공감이 가지 않는다고 많이 이야기했다.
2. 사형제도 찬반
- 나는 사형으로 인해 억울한 사람이 한 명도 없겠느냐? 때문에 반대인 것 같다.
조금 알아보니 우리나라는 사형이 존재하나 실질적 사형폐지국가로 분류되고 있었고 1997년에 집행된 것이 마지막이라고 한다.
가석방이라는 제도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
이미 과거에 결정된 형량을 번복하는 일이 아닌가?
가석방을 없애고 무기징역(상대적 종신형)이 아닌 절대적 종신형을 도입했으면 좋겠다.
어떤 멤버가 먼저 무기징역으로 교도소에서 살며 삶의 의욕이 생겼을 때(?) 사형에 처하는 약간의 잔인한(?)방법이어야 진짜 속 시원한 처벌이 아니냐 했는데 웃기지만 공감이 되었다.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무서운 처벌을 받아야 하는 일인지 잔인하지만 확실하게 느끼게 할 수 있으니.
3. 형벌의 의미(속죄, 교화, 단순 처벌)
- 많은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안전한 사회를 위해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분리시킴.
강력한 형벌로 사전에 범죄율을 낮춤.
재범방지.
아주 약간의 속죄?
4. 살인범죄에 이유가 들어갈 수 있을까
- 정말 살인은 아무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너무나 다양한 이유들로 일어날 수 있기에 그것들이 모두 하나의 죄로 똑같은 형벌을 받는 건 무리이지 않을까 싶다.
추가로 알코올 섭취로 인한 정상참작이나 심신 미약 어쩌고는 정말 없었으면 좋겠다.
그런 법이나 개정하지 않고 뭘 하는 거야!
억울한 사연이 있더라도 살인은 정말 사람이 해서는 안될 일이기에 그렇게 억울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린 시절부터 교육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나도 동의하는 내용이다.
+ 질문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는 요즘 영유아 교육과정이 더 강하게 개편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놀이중심으로 개편되었으나 놀이+인성 중심으로 개편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시기별로 필요한 지식들과 꼭 경험해야 할 활동들이 있겠지만 그것들은 일부고 놀이와 인성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강한 생각이 든다. 기관마다 운영하는 방침과 교육관이 다르겠지만 정말 아이들에게 이런 프로젝트가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들며 딜레마에 빠지는 상황이 최근 들어 많아졌기 때문이다.
자꾸 이런 사회적 문제들과 범죄들이 일어나는 이유도 결국 어린 시절에 겪은 환경과 교육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는데 인성교육은 말로만 강조하고 정작 기관에서 실행되고 있는 교육은 학부모들의 요구를 반영한 사교육과 의미 없는 활동지, 갯수를 꼭 채워야 하는 미술 포트폴리오, 쓸데없는 발표회뿐이다.
이상 현직 교사의 푸념이었다.
♥20211114 열네 번째 독서모임
시험기간이라 쉬고 회식 때문에 쉬고 정말 오랜만에 독서모임을 했다. 그것도 대면으로!!!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다들 여전한 모습에 언제 시간이 그렇게 지나갔는지 잊어버렸다.
사실 오랜만에 글을 쓰자니 너무 어색할 지경이다.
진행자의 의도대로(?) 읽기 어려운 책이 아니어서 편하게 읽긴 했다.
내가 추리소설 장르를 좋아하기도 했고.
(나는 경찰, 의사가 나오는 장르를 좋아한다. 아직은 책 보다 드라마가 더 좋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어렸을 때 아주 잠시 빠졌던 작가님이다.
아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나왔을 때 너무 재미있어서 다른 책들을 몇 권 찾아서 봤던 것 같다.
공허한 십자가는 인물들이 많이 나와서 처음에는 인물관계도를 머릿속으로 그리기 조금 어려웠다.
다른 멤버가 일본식 이름이 너무 어렵다고 했는데 그탓도 있으리라.
어쨌든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전개에 나는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체력만 짱짱했다면 한 번에 읽었을 텐데..)
마지막에 그 복잡했던 인물들 간의 관계들이 퍼즐 조각처럼 맞춰지니 너무 짜릿했다.
모든 인물들이 입체적이었고 사실적이고 섬세해서 정말 재미있었다.
독서모임에서 무거운 주제로 토론을 할걸 생각하니 몹시 긴장되었지만 나름 그래도 잘하지 않았나? 하는 자그마한 뿌듯함이 든다. ㅋㅋㅋㅋㅋ
사형제도는 독서모임 단골 주제지만 매번 의견이 달라지고 확실하게 찬반을 정할 수 없는 주제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을 국가가, 다른 사람이 단칼에 결정할 수 있을까.
그래도 내 의견을 말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으며 보낸 시간들이 너무나 유익했고 즐거웠다.
오늘도 독서모임 하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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